지난 4부까지 우리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시장을 분석하고, 마침내 우리 제품의 지갑을 열어줄 '단 한 사람'의 고객까지 그려보았습니다. 이제 당신의 사업은 누구를 향해 나아가야 할지 명확한 나침반을 갖게 된 셈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나침반과 지도가 있어도 배를 움직일 연료가 없다면 항해는 시작될 수 없습니다. 사업에서 그 연료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돈'입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열성적인 고객이 있어도 돈의 흐름을 이해하고 관리하지 못하면 사업이라는 배는 좌초하고 맙니다. '재무'나 '회계'라는 단어에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돈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사업가에게 주어진 가장 기본적인 생존 기술이자, 당신의 사업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사업의 혈액과도 같은 돈의 흐름, 그 기본 원리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수입(Revenue): 우리에게 돈은 어떻게 들어오는가?
수입은 고객이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지불하는 모든 돈을 의미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사업의 시작점이죠.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5,000원에 팔았다면, 그 5,000원이 바로 수입입니다.
- 수입원을 다각화하라: 성공적인 사업은 종종 하나의 수입원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동네 빵집이 빵을 파는 것(주요 수입) 외에도, 커피를 함께 팔거나(추가 수입), 쿠킹 클래스를 열어(서비스 수입) 돈을 벌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당신의 사업은 어떤 다양한 경로로 돈을 벌 수 있을지 고민해 보세요.
2. 지출(Expenses): 돈은 어디로 나가는가?
지출은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사용되는 모든 돈입니다. 많은 초보 창업가들이 수입에만 집중하다가 이 지출 관리에 실패하여 어려움을 겪습니다. 지출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변동비 (매출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데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입니다. 빵을 만들기 위한 밀가루, 설탕, 버터 값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빵을 많이 만들수록 이 비용은 늘어납니다.
- 고정비 (운영비): 매출과 상관없이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입니다. 가게 월세, 직원 월급, 전기세, 인터넷 요금 등이 포함됩니다. 빵을 하나도 팔지 못해도 이 돈은 나가야 합니다.
이 둘을 구분하는 것만으로도 내 사업의 비용 구조를 훨씬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3. 이익(Profit): 그래서 진짜 남는 돈은 얼마인가?
사업의 성적표는 '이익'으로 나타납니다. 이익은 아주 간단한 공식으로 계산됩니다: 총수입 – 총지출 = 이익.
- 매출이 높다고 이익이 높은 것은 아니다: 1,000만 원어치를 팔았지만, 재료비와 월세 등으로 990만 원을 썼다면 남는 돈은 고작 10만 원입니다. 반면, 500만 원을 팔았지만 지출이 200만 원이라면 300만 원의 이익이 남습니다. 어느 쪽이 더 건강한 사업일까요? 중요한 것은 버는 돈의 크기가 아니라, 쓰고 남는 돈의 비율, 즉 '이익률'입니다.
4. 장부 작성: 돈의 흐름을 기록하고 있는가?
머릿속으로만 돈 계산을 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습니다. 매일매일 들어오고 나간 돈을 기록하는 습관은 사업의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이것을 '장부 작성' 또는 '기장'이라고 합니다.
- 용돈 기입장처럼 시작하라: 거창한 회계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간단한 엑셀 시트나 노트에 날짜, 수입 항목과 금액, 지출 항목과 금액을 꾸준히 적어보세요.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당신의 사업이 어디서 돈을 벌고 어디서 돈을 낭비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정직한 거울이 됩니다.
5. 예산 수립: 미래의 돈을 예측하고 있는가?
기록이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라면, 예산은 미래를 계획하는 것입니다. 다음 달, 다음 분기에 얼마의 수입이 예상되고, 얼마의 지출이 필요할지를 미리 계획하는 과정입니다.
- 미리 준비하면 흔들리지 않는다: "다음 달에는 월세 외에도 세금을 내야 하니 지출이 크겠구나. 그러니 이번 달에 마케팅 비용을 조금 아껴야겠다." 이처럼 예산을 세우면 갑작스러운 지출에 당황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돈의 흐름을 읽는 눈
사업에서 돈의 흐름을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숫자를 계산하는 능력을 넘어 사업의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눈'을 갖는 것과 같습니다. 수입과 지출을 구분하고, 이익을 계산하며, 꾸준히 기록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것. 이 간단한 원칙이 당신의 사업을 단단한 반석 위에 올려놓을 것입니다.
다음 6부에서는 이렇게 파악한 돈의 흐름을 바탕으로, 원대한 목표를 현실로 만들어 줄 '실행 가능한 계획 세우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